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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실하고 안전한 공동체 (6월 7일)
    2020-06-06 12:20:21
    사무국
    조회수   73

    우리 개인의 삶과 사회 전체에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기는 사건이 있습니다. 그 사건을 겪은 뒤에 결코 그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사건 말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1997년의 외환 위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외환 위기로 인해 성실하게 살아온 많은 사람들이 경제적 파산을 맞았고, 이후 우리 사회의 분위기도 크게 달라졌습니다. 이른바 '평생 직장'이라는 개념이 사라지기 시작한 것이 바로 이때입니다. 회사도, 개인도 일평생 함께 할 것이라고는 더 이상 기대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예견하고 있듯이, 아마 코로나 19 이후 우리 사회도 이처럼 광범위한 변화를 겪을 것입니다. 코로나 이후 세계의 변화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비대면(untact) 개념입니다.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경계심 때문에 사람들은 가급적 직접적인 접촉을 피할 것이라는 뜻인데, 실제로 우리는 지난 3개월 동안 이런 변화를 여러 곳에서 목격하고 있습니다. 매장에 직접 방문하기보다는 배달 사업이 기하급수적으로 확장되었고, 사람들과의 만남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가급적 피하게 됩니다. 누군가 낯선 사람을 만나는 일은 더욱 꺼려집니다.

    분명 코로나 이후 우리는 비대면이 주를 이루는 사회로 흘러갈 것입니다. 그래서 비대면 거래를 돕는 기기와 사업이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인간의 본성 밑바탕에는 친밀한 관계만이 채워줄 수 있는 욕구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우리가 식욕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지만, 식욕을 충족시키는 방식은 상황에 따라 달라지듯이, 아마 대면의 방식도 그럴 것입니다.

    사람은 홀로 살아가는 존재가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입니다. 그래서 인간(人間), 즉 관계 속 존재라고 부릅니다. 사람이 하나님의 형상으로 만들어졌다는 성경의 가르침도, 사람이 삼위 하나님과 마찬가지로 공동체적인 존재라는 뜻입니다. 따라서 비대면 사회에서도 공동체는 여전히 중요한 의미를 가질 것입니다. 다만 그 표현 방식은 달라지겠지요.

     

    코로나 이후에 사람들은 자기가 속할 공동체를 영악하게 선택할 것입니다. 그럼, 앞으로 사람들은 어떤 공동체를 선택할까요? 바로 안전한 공동체, 진실한 공동체입니다. 물리적 위험에 노출되지 않고 만날 수 있는 사람들, 가면을 쓰지 않은 진실한 사람들과의 만남은 앞으로도 더 중요해질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코로나 이후에도 기독교는 사람들에게 중요한 의미를 가질 것입니다. 기독교 공동체야말로 안전한 공동체요 진실한 공동체이기 때문입니다. 전통적으로 교회는 안전한 공동체, 곧 여러 가지 물리적 위험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해줄 뿐만 아니라, 자신의 약점을 스스럼없이 드러내도 뒤탈을 걱정하지 않을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또한 기독교 공동체는 진실한 공동체, 곧 가면을 쓰지 않고 있는 모습 그대로 자신을 그대로 드러낼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기독교 공동체는 안전하고 진실한 공동체였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코로나 위기는 교회의 본질을 회복하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힘쓰라는 본질적인 도전을 우리 앞에 내놓습니다.

    [ 이철민 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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