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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질문하는 신앙 (5월 31일)
    2020-05-30 16:57:12
    사무국
    조회수   52

     

    교회나 신앙 공동체에서 금기시되는 것 중 하나가 질문입니다. 워낙 믿음이 강조되는 분위기다보니, 신앙적인 회의나 의심, 심지어 건전한 질문까지도 부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기독교를 믿으려면 머리를 반납해야 한다고 비아냥거리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질문이란 여러 가지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우선, 질문은 의사소통의 한 방편입니다. 어떤 사람과 이야기를 나눌 때 질문을 해주면, 그것은 상대방이 나의 이야기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표시입니다. 이런 질문은 기분을 좋게 만들어줍니다.

    또한 질문을 통해 우리는 설명이 더 필요한 부분이 어디인지 알 수 있습니다. 우리의 앎에는 항상 부족한 부분이 있게 마련이고, 무엇인가를 알수록 모르는 부분도 늘어나게 마련입니다. 이럴 때 자연히 질문이 떠오르게 됩니다. 이런 질문은 내게 부족한 부분이 어디인지 알려줍니다.

    또한 질문은 더 깊은 차원으로 이어지는 디딤돌이 되기도 합니다. 가끔 성경 공부를 하다 보면, 어떤 사람이 던진 질문 하나가 본문을 완전히 새롭게 해석하는 열쇠가 됩니다. 이럴 때, 성경 본문은 새로운 의미를 입고 다가오고, 자칫 생동감 없이 흘러갈 수 있었던 시간에 활력이 붙습니다. 바로 질문의 힘입니다.

    따라서, 형식적으로 마지못해 던지는 질문이거나, 혹은 상대방의 허물을 찾아 깎아내리기 위한 질문만 아니라면, 질문은 언제나 환영할만한 것입니다. 형식적인 질문이나 상대방의 허물을 찾는 질문까지도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요즘 우리가 하박국서를 묵상하고 있는데, 예언자 하박국이 하나님께 던지는 두 개의 질문이 그 중심에 있습니다.

     

    첫 번째 질문은, 하나님이 왜 유다의 죄를 그냥 두고 보시는가 하는 것입니다(1:2-4). 당시 유다는 이미 내적으로 무너져가고 있었는데, 왜 하나님께서 바로잡지 않으시느냐는 질문입니다. 이 질문에 하나님은 바벨론을 통해 유다의 죄를 심판하겠다고 대답하십니다(1:5-11).

    그런데 하나님의 대답에, 하박국은 또 하나의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바벨론이 과연 유다를 심판할 자격이 있는 나라인가 하는 질문입니다(1:17). 이 두 번째 질문에 대해서도 하나님은, 바벨론의 죄를 지적하시면서, 바벨론 역시 하나님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대답하셨습니다(2:4-20).

    만약 하박국이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던 이런 질문을 던지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혹은 하나님께서 하박국의 질문을 들으시고, "너는 질문하지 말고 믿기만 하면 된다"고 말씀하셨다면 어땠을까요? 그런데 하나님은 하박국의 질문에 진지하게 대답해주셨습니다. 하박국의 질문이 진지한 질문이라는 것을 아셨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하박국서는 우리가 하나님 앞에 질문할 수 있고, 하나님은 그런 질문을 외면하지 않으신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신앙은 질문을 배제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은 맹목적인 믿음을 바라지 않으시기 때문입니다. 질문은 묻어둔다고 해서 그냥 사라지지 않습니다. 진지한 질문을 통해, 회의에서 확신에 이르고, 더 깊은 신앙으로 나아가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바랍니다.

    [ 이철민 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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